재개발 공사비 인상, 조합-시공사 협상과 서울시 검증 절차 총정리

최근 전국 주요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공사비 증액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 간 마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 설계 변경, 마감재 기준 상향 등 다양한 이유로 시공사들은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조합은 이에 반발하며 분쟁이 장기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입주를 앞둔 사업장에서는 최종 합의가 지연되면서 입주 일정까지 불투명해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 대표 사례: 행당7구역·철산주공8·9단지

행당7구역(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대우건설은 설계변경과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526억원의 증액을 요청했으나, 조합이 받아들이지 않아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시와 SH공사의 공사비 검증을 거쳐 증액 요청액의 53%인 282억원 증액에 최종 합의하면서 갈등이 봉합됐습니다.
철산주공8·9단지(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GS건설은 1,032억원의 증액을 요구했으나, 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 중재와 협상을 거쳐 520억원 증액으로 최종 타결됐습니다. 총 공사비는 2019년 8,776억원에서 1조297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노량진6구역·대조1구역 등: 서울시 중재, 분쟁조정위원회 등 외부 기관의 조정으로 갈등을 해소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공사비 검증제도의 한계와 현실

공사비 증액 갈등이 커지자 조합과 시공사는 한국부동산원, SH공사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공사비 검증을 의뢰합니다. 검증 결과는 권고사항에 불과해 법적 구속력이 약하고, 조합과 시공사 모두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검증 결과 일부만 인정되거나, 검증 대상에서 상당 부분이 제외되는 등 실효성 논란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법원이 조합 총회 결의만 있으면 검증 없이도 공사비 증액이 가능하다고 판결하면서, 검증 절차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도 커지고 있습니다. 검증 과정이 비용과 시간만 늘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서울시·지자체의 중재와 제도 개선

서울시는 공사비 분쟁이 반복되자 SH공사에 공사비 검증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표준계약서와 전문가 사전컨설팅 제도 등을 도입해 갈등 최소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기도, 국토부 등도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중재안을 제시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토안전관리원이 민간 공사 분쟁 조정기관으로 지정될 예정입니다.